재생에너지 출력제어의 법률적 쟁점 4편 : 출력제어 판례의 흐름
제주 출력제어 소송이 각하로 끝났다는데, 사업자가 출력제어를 다툴 길이 아예 막힌 것인지 궁금합니다.
법원은 2026년 1월, 5월, 7월에 출력제어와 관련된 판결을 잇따라 선고했습니다. 출력제어가 늘면서 소송을 검토하는 사업자도 늘었지만 판결의 결론만 보고는 무엇이 막혔고 무엇이 남았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본 글에서는 출력제어와 관련된 4개의 중요 판결을 사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출력제어 관련 판결 4건의 결론
출력제어와 관련된 하급심 판결 4건 가운데 행정소송 2건은 모두 각하로, 민사소송 2건은 일부 인용과 기각으로 끝났습니다. 판결별 쟁점과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력제어 관련 판결 4건의 흐름
선고 순서대로 놓으면, 행정소송은 막히고 민사에서는 계약 문언이 결론을 정하는 흐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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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한 태양광의 계통연계를 한전이 차단
기각남은 것: 법원은 계약전력과 사용전검사 용량을 맞추게 한 한전의 업무처리를 합리적 재량으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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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태양광 12명이 한전·전력거래소 상대로 출력 차단 취소 청구
각하남은 것: 한전의 출력제어는 처분이 아니라 계약상 거절이므로, 다툴 길은 민사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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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원고들이 정부(산업통상자원부장관) 상대로 같은 청구
각하남은 것: 차단은 한전 명의로 했으므로 정부도 피고가 아닙니다. 신뢰도 고시 자체를 다툴 수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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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출력 제한으로 REC 가중치 0, 방전량 보증 미달
일부 인용남은 것: 계약 뒤에 생긴 출력 제한 규정의 위험은 운영사에 넘어가지 않았고, 문언이 분명한 방전량 보증은 과실이 없어도 배상하게 했습니다.
4건을 놓고 보면 출력제어 손실 자체의 배상을 판단한 판결은 아직 없고, 출력제어 분쟁의 결론은 계약서 문언과 사업자가 남긴 기록에서 납니다.
관련 사건은 계통 출력제어가 아니라 계통연계 차단과 REC 요건상 출력 제한을 다룬 판결입니다.
위 네 판결 가운데 계통 출력제어 자체를 다룬 것은 제주 사건 2건뿐이고 둘 다 본안 판단 없이 끝났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은 REC(공급인증서) 요건 때문에 생긴 출력 제한을, 순천지원 판결은 증설한 설비의 계통연계 차단을 다루어 출력제어와 사실관계가 다릅니다.
그래도 두 판결은 한전과 맺은 계약, 계약 뒤에 바뀐 제도를 법원이 어떻게 보는지 알려 주므로 출력제어 손해배상을 민사로 청구할 때 참고할 기준이 됩니다.
출력제어 행정소송이 각하된 이유: 광주지방법원과 대전지방법원
제주 출력제어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전력거래소, 한전, 정부 가운데 누구를 상대로 해도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원고 12명이 같은 출력제어를 다툰 사건이 피고에 따라 두 법원으로 나뉘어 판단을 받았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3구합12781: 거래소는 피고가 아니고, 한전의 제어는 처분이 아니다
제주 22.9kV 배전선로에 연계된 태양광 발전사업자 12명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한전이 발전소 출력을 원격으로 차단한 조치의 무효확인과 취소를 구했습니다. 판결 별지에 적힌 차단 14건은 오전 9시 45분부터 낮 12시 56분 사이에 시작해 오후 2시부터 3시 30분 무렵에 끝났고, 한전은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예정·시행·종료를 알렸습니다. 이 가운데 1건은 종료 통지가 없었습니다.
쟁점은 출력제어가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인지, 누가 피고인지, 전기사업법 제45조가 위헌인지였습니다. 법원은 전력거래소는 목표 제어량만 알렸을 뿐이어서 피고가 아니고, 한전의 제어는 계약상 전력 수령과 설비 이용 제공의 거절이어서 처분이 아니라며 소를 각하했습니다(2023구합12781).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며 각하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2023구합12781 판결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3편 [출력제어 법적 근거와 손실보상] 글을 참고바랍니다.
이 판결로 제주 배전선로 사안에서 출력제어를 행정소송으로 다투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법원은 한전의 출력제어를 계약 문제로 본 만큼 사업자가 다툴 수 있는 길로 한전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제시했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4구합200228: 정부는 처분을 한 행정청이 아니다
원고들은 처음에 광주지방법원에 전력거래소, 한전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피고로 소를 냈고, 광주지방법원은 장관에 대한 부분만 분리해 대전지방법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원고들은 정부가 정한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이 처분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끝까지 한전의 각 차단 조치를 다툼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법원은 행정소송은 처분을 외부에 자기 명의로 한 행정청을 피고로 해야 한다는 법리를 들어(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14688 판결), 차단 조치는 한전 명의로 한 것이므로 장관은 피고가 될 수 없다며 소를 각하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6. 5. 28. 선고 2024구합200228 판결). 출력제어가 처분인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로 정부를 상대로 개별 출력제어를 다투는 길도 닫혔습니다. 다만 신뢰도 고시 자체를 처분으로 보고 다툴 수 있는지는 원고들이 그 고시를 소송 대상으로 삼지 않아 법원이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열린 쟁점으로 남았습니다.
출력제어 민사소송에 참고할 판결: ESS 출력 제한과 계통연계 차단
출력제어 손실 자체의 손해배상을 본안에서 판단한 민사 판결은 아직 없습니다. 대신 출력 제한과 계통연계를 다룬 민사 판결 2건이 법원이 계약 문언과 한전의 재량을 어떻게 보는지 가늠하게 해 줍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89595: 계약 뒤에 생긴 출력 제한 규정은 운영사 책임이 아니다
이 판결은 계통 출력제어가 아니라 REC 가중치 요건 때문에 생긴 출력 제한을 다룹니다. 당진의 태양광 특수목적법인 4곳은 2018. 11. 21. 시공사에 ESS(에너지저장장치) 설치를 맡기면서 16년간 운영도 위탁했고, 당시 태양광 연계 ESS 방전량의 REC 가중치는 5.0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 1. 1.부터 시행한 규칙은 태양광에서 계통으로 바로 보낸 출력과 ESS 방전 출력의 합이 설비용량의 70%를 넘으면 그날 ESS 방전량의 가중치를 0으로 정했습니다(신·재생에너지센터 공고 제2020-13호). 이 규정 때문에 일부 날짜의 가중치가 0이 되었고, 방전량도 보증한 양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쟁점은 가중치가 0이 되어 생긴 손해를 운영사가 배상해야 하는지와, 방전량이 보증량에 못 미치면 운영사에 과실이 없어도 배상해야 하는지였습니다.
법원은 첫번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출력 제한 규정은 계약 뒤에 생긴 것이고, 그 규정이 지키라고 요구하는 상대는 사업 시행자인 발전사업자이며, 운영사에게는 계통으로 바로 보내는 출력을 조절할 권한도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계약서에 "모든 법령과 규정을 준수한다"는 일반 조항이 있어도, 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한 규정을 지킬 의무까지 운영사가 떠안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두번째 청구는 받아들였습니다. 계약서가 운영사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두지 않고 "보증한다"고만 정했으므로 운영사는 과실이 없어도 보증량 미달분을 배상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배상액은 4개사 합계 약 24억 6천만 원이고 지연손해금은 별도입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15. 선고 2024가합89595 판결).
*방전량 보증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태양광 발전량 감소 손해배상, 최근 3년 주요 판례 해설] 글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 판결의 기준은 출력제어에도 그대로 옮길 수 있습니다. 계약 뒤에 출력제어 기준이 바뀌거나 출력제어가 늘어난 위험은 계약서에 따로 정하지 않는 한 시공사나 운영사에게 넘어가지 않고 발전사업자에게 남습니다. 반대로 발전량 보증처럼 문언이 분명한 조항은 그 문언대로 책임을 지우므로 보증 조항에서 출력제어 시간을 빼는지 여부를 계약할 때 정해 두어야 합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가합11689: 한전의 계통 관리 판단은 재량으로 존중한다
고흥에서 태양광발전소 5곳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2018. 8. 2. 설비용량 1,642.5kW로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뒤, 2019. 9. 2. 고출력 모듈로 바꾸며 설비용량을 1,782.27kW로 늘리는 변경허가를 받았습니다. 한전은 2019. 10. 21.과 22. 선로를 연계했다가, 제출된 사용전검사 확인증의 설비용량이 처음 신청한 용량과 다르다며 10. 24. 다시 차단했습니다. 사업자가 낸 가처분 사건에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자 한전은 2020. 3. 31. 연계를 다시 시행했습니다.
사업자는 차단 기간의 일실 수익과 발전구역을 나누려고 설치한 울타리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배전용 전기설비 이용계약은 계약서를 작성한 2020. 3. 30.에야 성립했으므로 그 전의 계약 위반은 있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한전이 2018년 이용규정을 고쳐 계약전력과 사용전검사 확인증의 설비용량이 같을 때만 계약을 맺도록 한 업무처리는 계통 연계 용량을 정확히 관리하려는 합리적 재량이라고 판단했습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3. 7. 13. 선고 2021가합11689 판결).
법원은 판결 각주에서 이용규정이 단순한 약관이 아니라 행정규칙과 비슷한 지위를 가지며, 규정의 해석과 규정에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한전에 상당한 재량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출력제어 대상 선정을 민사로 다툴 때도 법원은 한전의 계통 운영 판단을 이처럼 넓게 존중할 가능성이 큽니다. 설비를 증설하려는 사업자라면 계약전력과 사용전검사 확인증의 설비용량부터 맞춰야 합니다.
판결 4건이 출력제어 분쟁에 주는 결론과 소송 전에 확보할 자료
앞서 살펴본 네개의 판결을 종합하면, 출력제어 분쟁의 결론은 행정소송이 아니라 계약서 문언과 사업자가 남긴 기록을 기준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 배전선로 사안에서 법원은 피고를 누구로 하든 행정소송을 각하했고, 법원이 남겨 둔 길은 한전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입니다.
물론 민사소송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은 한전의 계통 관리 판단에 상당한 재량을 인정해 왔고, 필요최소한과 공정성을 따질 자료는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가지고 있습니다. 출력제어 수용을 접속 조건으로 하는 유연접속 계약이 늘어나면 출력제어 자체가 계약 내용이 되어 계약 위반을 주장할 여지는 더 좁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을 검토하는 사업자라면 아래 자료부터 갖춰야 합니다.
- 통지문 원본: 발신 명의가 한전 지사인지, 전력거래소 지시나 전기사업법 제45조를 근거로 적었는지가 피고와 청구 근거를 정하는 출발점입니다.
- 제어 기록: 발전소별 제어 날짜, 시작·종료 시각, 종료 통지 여부를 판결 별지처럼 표로 정리해 둡니다.
- 계약서: 전력구입계약인지 배전용 전기설비 이용계약인지, 원격제어 합의 문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비교 자료: 같은 날 같은 배전선로의 다른 발전소가 제어 대상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 이의 기록: 한전에 제어 사유나 대상 선정 기준을 물은 서면과 그 회신입니다.
이 가운데 비교 자료와 선정 기준은 사업자 혼자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소송에서는 문서제출명령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시리즈 5편에서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 해제와 유연접속, 개정 전기사업법이 인허가와 계약에 가져올 변화를 다룹니다.
FAQ
출력제어 손실을 배상받은 판결이 있나?
출력제어 손실 자체의 배상을 인정한 판결은 아직 없습니다. 제주 사업자들의 출력제어 소송은 행정소송이어서 법원이 본안 판단 없이 각하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배상을 명한 사건은 계통 출력제어가 아니라 ESS 방전량 보증 미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출력제어 손실을 청구하려면 한전을 상대로 계약 위반이나 불공정거래행위를 주장하는 민사소송을 새로 내야 합니다.
ESS 출력 제한으로 REC 가중치가 0이 되면 운영사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
계약서에 그 위험을 운영사가 진다고 정하지 않았다면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계약 뒤에 생긴 출력 제한 규정을 지킬 의무는 발전사업자에게 있고, "법령을 준수한다"는 일반 조항만으로는 운영사의 업무 범위가 넓어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새로 운영 계약을 맺는다면 제도 변경으로 생긴 손실을 누가 부담하는지 따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
증설한 태양광 설비의 계통연계를 한전이 거부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
사용전검사 확인증의 설비용량이 계약전력과 다르다는 이유라면 배상받기 어렵습니다. 순천지원은 두 용량이 같을 때만 계약을 맺는 한전의 업무처리를 합리적 재량으로 보았고, 이용계약이 성립하기 전의 차단에는 계약 위반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늘린 용량을 인버터에서 봉인하는 방식으로 두 용량을 맞출 수 있다는 점도 판결에 나오므로, 증설 전에 한전과 연계 용량을 먼저 협의하는 편이 낫습니다.
본 내용은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 아니며,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필요하신 경우, 법률사무소 솔라리스 재생에너지팀으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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